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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칼럼] 한베 수교 25돌, 다낭 APEC 정상회의 의미와 기대
글쓴이 관리자 조회수 938 날 짜 2017년11월09일 19: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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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 대사 그림판.jpg

<이혁 주베트남 한국대사>

 

한베 수교 25돌, 다낭 APEC 정상회의 의미와 기대

 

올해는 한국과 베트남이 외교관계를 맺은 지 25주년이 되는 해다. 수교 이래 길지 않은 기간 동안 두 나라 관계는 기적에 가까운 변화를 겪어 왔다.

한국의 베트남 누적 투자액은 558억달러로 2014년부터 일본을 제치고 제1의 투자국이 돼 50만명 이상의 베트남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2016년 한·베트남 교역액은 451억달러로 베트남은 한국의 제4의, 한국은 베트남의 제3의 교역 상대국이다. 이제 베트남은 한국의 대외 경제 전략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한 축을 이루고 있다.

대외 투자환경의 변화, 한·베트남 경제구조의 상호 보완성, 근면하고 우수한 베트남 근로자들, 유교에 바탕을 둔 문화적 유사성 등이 한국의 다양한 기업들을 베트남으로 흡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세계 역사상 유례가 드물게 놀라운 압축성장을 이룬 한국은 베트남이 지향하는 성장 모델이기도 하다. 우리의 개발협력으로 착실히 진행되고 있는 베트남판 한국과학기술연구원(VKIST)의 설립 사업은 한국의 성공 역사를 베트남에서도 실현하기 위해 두 나라가 의기투합한 결과다.

이제 두 나라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관계, 다른 국가간에는 보기 드문 특별한 관계, 그리고 서로 자연스럽게 교감하는 이웃과 같은 관계를 이뤘다.

11월에는 베트남 중부지역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고 동남아시아 명소 중 한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다낭시에서 25차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다.

베트남이 2006년 하노이에 이어 망망대해를 바라보는 다낭에서 두번째 APEC을 주최하는 것은 세계화와 자유무역의 최대 수혜국 중의 하나로서 개방적 세계 경제 질서의 지속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강한 열의가 담겨져 있다.

1989년 아태지역 국가 간 무역의 개방을 통해 더욱 긴밀한 경제권을 만든다는 목표 아래 창설된 APEC은 아태지역 뿐 아니라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으로 기능해왔다. 2015년 21개 APEC 회원국들의 평균 관세율은 설립 당시에 비해 17% 에서 5.6% 로 감소했고, 무역 규모는 6.7배, 1인당 소득은 76%나 늘어났다.

하지만 지금 아태지역을 포함한 세계 경제는 새롭고 힘든 도전과 맞서 있다. 저성장과 부의 격차의 증대가 세계 어느 곳에도 예외가 없이 보호무역과 반세계화의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베트남이 APEC 의장국으로서 ‘새로운 역동성 창조, 함께하는 미래 만들기’를 주의제로 설정하고 포용성 증진을 핵심의제로 해 정상회의를 열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극복해 보자는 의욕이 담겨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 정부가 저성장 고착화와 양극화 심화라는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사람 중심 경제’ 를 중심 축의 하나로 설정한 것은 포용적 성장을 실현하려는 열정이 담겨 있다.

한국 정부가 표방하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장, 혁신을 통한 성장, 공정한 경쟁 등의 과제는 실상 모든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성장이라는 지향점을 가진 정부라면 반드시 추구해야 할 과제다.

APEC은 비구속적이고 자발적인 협력 메커니즘, 민간부문과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특징이자 강점으로 갖고 있다. APEC 회원국들이 자발성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포용적 성장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때 멀지 않은 장래에 보다 긴밀하고 번창하는 아태 공동체가 이루어지고 나아가 유엔 지속가능개발(SDG)목표 실현에도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 2005년에 이어 2025년에 APEC 의장국이 되는 한국은 이러한 APEC의 정신과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주도적 역할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지난 25년간 한·베트남 관계가 경이로운 발전을 이뤄 왔다. 하지만 더욱 넓고 깊어질 한·베트남 관계의 미래가 기다리고 있음을 예견할 만한 많은 조짐들이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APEC 회의에서 두 나라가 이룩한 상생의 성과를 국제사회에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자유무역과 포용적 성장이라는 가치를 두 나라가 함께 주도함으로써 한·베트남 관계를 한 단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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